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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_현낭사/시

시_온통

온통 어두운 것으로 차있다.

 

손을 앞으로 뻗어 벽이라도 짚어보려 했지만

아무리 더듬거려도 벽이 나오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눈알 두 개만 열심히 굴러갈 뿐이었다.

 

가만히 멈춰서 두 눈을 감고

손을 뻗은 채 앞으로 조금씩 걸음을 옮겼다.

감은 두 눈 사이로 조금씩

빛이 새어져 들어오기 시작했고

비로소 어둠을 벗어날 수 있었다.

 

어둠을 벗어나기 위해

마음을 비운채 더 어두울 필요가 있었다.

좌절하고 멈춰 서기보단

맘껏 더 어두울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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