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riter_현낭사/에세이

에세이_행복하고 싶다

행복하고 싶다_행복하지 않은 그대에게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안 나지만
어느샌가 입에 붙어버린 말이 있다.

 

"행복하고 싶다"

 

세상과 연락을 끊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공부만 했던 시절도,

교환학생을 떠난 중국에서의 시절도, 요즘도 늘 입버릇처럼 하던 말.

 

현재의 위치에서 생각해보면 공부만 하던 그 시절에도
나에겐 행복한 일들이 있었고

중국에서 보냈던 1년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행복한 일들이 있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처럼

어쩌면 행복이라는 것도
먼 훗날의 내가 기억하며 미화시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이 부근에 닿은 시점부터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일지,

나는 정말 행복하지 않아서
행복하고 싶은 것일지 생각해보았다.

 

우선 행복이라는 것은 대단히 상대적인 것 같다.

행복했던 순간임에도 더 큰 행복이
지나가면 사소한 행복이 되기도 하고

정말 별 것 없던 순간이,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이제부터 나는 행복이라는 것에
너무 거창한 의미를 두지 않기로 했다.

 

주말 느지막이 일어나 카페에 나와 커피를 한잔 마시는 것도,

늦은 오후 지는 해를 바라보며 사랑하는 이와
손잡고 걷는 일도,

따가운 햇볕에 보송하게 마른빨래는 개키는 일도,

모두 다 행복한 일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너무 멀리 있는 것만이 행복이 아니라

내가 숨 쉬는 하루하루가 행복한 일임을 기억하자.

 

행복하지 않은 하루를 보낸 그대여

예상치 못한 길가에 피어있는 어여쁜 한 송이 꽃처럼

그대의 하루에도 분명히
행복이 놓여 있을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Writer_현낭사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세이_이유  (3) 2020.03.18
에세이_욕심  (0) 2020.03.12
에세이_받는이에게  (0) 2020.03.08
에세이_쓰다  (2) 2020.02.28
에세이_올 봄에 하고 싶은 일  (1) 2020.02.25